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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러브어페어 (Love Affair, 1994) - 글렌 고든 카슨


부부인 두 사람,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이 환상적인 호흡을 연기한 로맨스 영화의 명작입니다.

천하의 바람둥이 이미지였던 워렌 비티가 54살(1991년 당시)에 33살의 아네트 베닝과 결혼을 발표했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 섞인 눈으로 그들을 바라 보았습니다. 과연 워렌 비티가 제 버릇을 버리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지요. 하지만 그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은 알콩달콩 4명의 자녀와 함께 아직도 잘 살고 있습니다.

원작은 레오 맥커리 감독이 1939년 제작한 An affair to remember 이며, 이 영화를 레오 맥커리 감독 본인이 캐리 그랜트와 데보라 커를 등장시켜 리메이크 한 1957년 동명의 영화는 로맨스 코메디 영화의 전설이 됩니다.

또한 워렌 비티의 결혼 전 이미지와 영화 속 주인공 니키의 모습이 너무나 흡사해서,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테리에게 일생의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에서는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의 실제 모습이 아닌가 착각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이 부분은 글렌 고든 카슨 감독이 의도적인 캐스팅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영화의 막바지에 약간의 반전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줄거리는 생략하고 앞 부분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스타 풋볼 플레이어 출신의 니키는 미모의 토크쇼 진행자인 린 위버와의 결혼을 통해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호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는 테리 라는 이름의 무명 가수를 만나게 되고, 그는 테리의 솔직하고 쾌활한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그들의 만남은 비행기가 고장으로 인근 섬으로 비상 착륙하게 되고, 함께 여객선으로 타이티로 이동하면서 깊어 집니다. 테리 역시 약혼자가 있는 상황이었지만, 바람둥이처럼 보이는 니키의 겉 모습에 감춰진 순수한 면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의 마음 또한 흔들리게 됩니다. 그리고 타이티에서 니키의 숙모(캐서린 햅법)를 만난 것은 테리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택한 약혼을 포기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그녀는 니키의 마음 속에 여전히 아이인 채로 있는 그의 진심을 누군가가 알아 주고 지켜 주길 바랍니다.

타이티의 멋진 풍광과 앤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멋진 장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3개월 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옥상에서 다시 만나기를 약속합니다.....

그리고 유명한 마지막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