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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이란 솔레이마니 암살, 호르무즈 해협 파병 청해부대 위협

어제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이 보도된 이후 가장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1월 3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 쿠드스 군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 중인 트럼프 대통령, 출처: BBC

작전 당시 솔레이마니는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참모들과 함께 차량 3대를 나누어 타고 이동 중이었습니다.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던 미국은 대기하고 있던 RQ-9 리퍼를 출격시켜 솔레이마니 일행이 탑승한 차량들에 헬파이어 3발을 발사하였고, 이 폭발로 인해 솔레이마니를 포함해 알무한디스 민병대 부사령관 등 8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는 (자막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멈추기 위해 행동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혁명 영웅을 잃은 이란이 3일 간의 추모기간 선포와 함께 "가혹한 보복"을 단행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사태는 트럼프의 발언과는 달리 악화 일로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혹한 보복을 예고한 이란 지도자 하메네이, 출처: 트위터

이와 더불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트럼프의 이번 결정은 성급한 것이었다면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먼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유력 주자 중 한명인 엘리자베스 워런은 "솔레이마니가 비록 수 백명 미국인을 포함해 수천명을 죽인 살인자이긴 하지만 이번 행동은 새로운 중동 갈등의 시작이며, 나아가 더 많은 죽음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결정이었다" 라며 "전쟁을 피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엘리자베스 워런 트위터

또 다른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은 아이오와 주 더뷰크의 유세에서 "과연 트럼프가 장기 전략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아이오와 주 더뷰크 유세 중인 조 바이든

한편, 미국의 유력 언론 매체인 블룸버그는 이번 트럼프의 결정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과거 조지 부시 대통령의 결정과 비교하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내비쳤습니다.

조지 부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였고, 이를 통해 2004년 선거에서도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였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이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뉴스를 보면서 처음 떠올렸던 사실은 이러한 국제 정치학적 문제가 아니라 지난 달 27일 환송식을 마치고 떠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 소속 장병들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청해부대 31진 출항식 장면, 출처: 동아일보

사실, 미국은 에스퍼 국방장관을 비롯하여 여러 공식, 비공식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에 호르무즈 해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동참해 달라고 압박하였고, 현 문재인 정부 역시 공식적으로는 "정해진 것이 없다 고 부인하고 있으나, 지소미아와 방위비 협상 카드의 일환으로 미국 측 요청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이라크 파병 문제와 달리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서는 이미 인근 소말리아에 파견된 청해부대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국회의 비준 절차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해석 역시 호르무즈 파병설에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파병 여부를 결정할 때와 달리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이 발생하고 이란이 이에 대한 잔혹한 복수를 예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진정한 죽음의 해협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필자가 우려하는 점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왜 위험한가에 대해서는 과거 신영균 씨의 국방TV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관련 내용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B4b05a66dz0&t=216s

이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최신 함정 중에서도 최신예에 속하는 줌왈트 급 구축함 정도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있으며, 주력 구축함인 알레이버크 급 함정조차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 못하는 위험한 곳이 호르무즈 해협이라고 합니다.

신영균의 국방TV 방송 캡처

이유는 이란이 보유한 다양한 해상 방어체계 때문인데, 지대함 탄도미사일과 고속 공격정, 시속 370Km 이상의 533미리 초공동 어뢰 등이 왕건함을 위협하는 치명적 무기들입니다.

현재 청해부대에 속한 KDX-Ⅱ 구축함의 방어체계로는 이런 공격무기들을 절대 방어하기 어렵다는 것이 신영균 씨의 분석입니다.

결론적으로 요약하자면, 가뜩이나 위험했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이번 솔레이마니 암살로 인해 진정한 죽음의 행군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청해부대는 대 해적작전을 염두에 두고 국회 비준을 받았기 때문에 정규전 수행 능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작전인원도 매우 제한적이구요.

필자는 이란의 입장에서 미국과 연합국들에 어떤 행동으로 자신들의 복수를 보여줄까 생각해 봤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나토 국가들은 즉각적인 전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보면, 만만한 것이 일본 또는 한국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일본이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경제 강국인데다 실질적인 무장 병력을 파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구축함은 이란의 좋은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차라리 방위비 부담을 늘이더라도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파병 만큼은 최후의 최후까지 거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파병이 결정되고 왕건함에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는 문재인 정부에 있어 더욱 불행한 사태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늘 해 왔듯이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열고 전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