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공소장 변경 불허 반박한 이충상 교수는 누구?

정경심 교수의 자녀 부정입학 관련 표창장 위조 사건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검찰의 요청을 1심 법원에서 기각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1심 법원의 판단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어 나고 있는데요.

검찰 출석 중인 정경심, 출처:뉴스원

이 사건은 과거 정경심 교수가 자신의 딸의 입학을 위해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하였다는 범죄 의혹에 대해 검찰이 기소한 건입니다. 이후 코링크 사건 의혹 등 14건의 추가 범죄의혹이 병합된 사건입니다.

과거 검찰은 이 표창장의 발급시기를 기준으로 표창장의 사문서 위조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하여 부랴 부랴 기소를 결정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범죄를 특정할 수 있는 사실들에 대해 매우 불분명하게 적시하여 공소장을 작성하였습니다. 주된 공범에 대해 신원 불상이라고 언급하고, 위조 시점에 대해서도 2012년 이라고 추측을 기반으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소사실이 전혀 없는 이른바 '백지 공소장' 이라는 반발을 일으켰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1심 재판부(송인권 부장판사)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송인권 판사는 최초 공소장에 적힌 내용과 검찰이 변경을 요청한 5개의 사항을 보면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들에 대해 모두 변경을 요청한 것을 보면 두 개의 건은 전혀 다른 사건이라고 판단된다. 최근 대법원 판례는 공소사실의 변경에 대해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 요청을 기각하였습니다.

송인권 판사, 출처: 법무부

검찰은 피의자가 표창장을 위조하여 딸의 불법 입학을 시도하였다는 본질적 범죄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에 공소 변경 요청 기각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였지만, 송인권 판사는 오히려 피의자의 공소장 열람 요청을 검찰이 일부러 지연하고 있다며 열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보석을 허가할 수도 있다고 대응하면서 검찰이 계속 이런 자세로 나오면 퇴정을 명할 수도 있다고 맞섰습니다.

송인권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에서 이른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판사 가운데 한 명이라고 합니다.

송인권 판사가 과거 다루었던 사건 중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됐던 내용들을 보면,

•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검찰의 공소장에 대해 '판사 생활 20년 동안 이런 장황한 공소장은 처음 본다. 공소장을 변경하여 대화내용을 삭제해 달라.
• 역시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관련자들 간의 공범관계를 확정하지 않으면 무죄선고를 할 지 공소기각을 할 지 변호인 측에서 의견을 달라
• 주식거래 은폐 혐의로 기소된 희성전자 사주 일가에 대해 무죄 선고
• 2013년 범청학련 사건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옥중서신'의 저자 윤기진에 대해 무죄 선고. 이때 이 서신을 받아 인터넷에 올린 사람은 유죄로 집행유예 형을 받음

이와 관련하여 과거 조국 동생 조 모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명재권 영장전담 판사의 결정에 대해 "법원 역사상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사건" 이라며 "명재권 판사는 법원의 영장 심사 기준에 비추어 본인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고 강하게 비판하였던 전 법조인이 다시 한번 의견을 밝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이충상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전임교수(사법연수원 14기)는 지인들에게 전달한 서신에서 송인권 판사의 결정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다고 밝혔습니다.

• 이 사건의 본질적인 혐의사실은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하였다는 사실이며, 검찰이 변경 요청한 내용은 이 사실과 무관하다.
• 검찰의 공소장 변경에 따르면 애초에 모호하던 공소사실이 특정되기 때문에 방어를 하여야 하는 피의자의 권리 측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하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검찰은 기존 공소장에 대한 위법성을 항소심에서 판단받기 위해 일단 유지한 상태에서 새로이 기소를 하라"고 주문하였습니다.

또한 이 교수는 급작스럽게 임의 지정방식으로 배당되어져야 할 담당 재판부 결정에 있어, 지난 11월 경제사건담당에서 갑자기 형사합의부로 합류한 송인권 판사에게 이 사건이 배당된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그 근거로 이 교수는 송인권 판사가 변호인 측이 언급조차 하지 않은 보석에 대해 송인권 판사가 임의로 허가할 수도 있다는 발언한 점을 들었습니다.

"이런 정황을 근거로 검찰은 역사상 한번도 없었던 검사에 의한 재판부 기피를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충고하였습니다.

이충상 경북대 교수, 출처:법률신문

이충상 교수는 사법연수원 14기로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정년퇴직하여 현재는 경북대학교 법학대학원 정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전북 전주 출신이며, 경기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였으며, 군 법무관으로 병역을 마쳤습니다.

판사 재직 시절 서울북부지원 판사와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성남지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으며 2006년 변호사로 개업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 서울법원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 수원지법 조정센터 위원 등을 지냈습니다.

판사 직을 정년퇴직한 후 석좌교수 같은 명예직이 아닌 국립대학교 정교수로 임용되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한데, 이는 힘든 임용을 거쳐 교수가 되어 봐야 정년이 65세이기 때문에 그냥 변호사로 개업하여 수임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현실적으로 낫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학문으로서의 "법학"에 대한 열의가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