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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트럼프, 김정은에 "도발 말라" 경고

트럼프가 트위터에 남긴 코멘트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어제(현지 시각 12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김정은 관련 코멘트, 조선일보 기사에서 이미지 발췌

아래 내용은 위의 코멘트를 번역한 것입니다.

김정은 너무 똑똑하고 적대적인 행위를 할 경우 잃을 것이 너무 많다 - 사실상 모든 것.

싱가폴에서 그와 나는 강력한 비핵화 협약에 동의하였다.

그는 미 합중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파기하거나 11월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지 않는다.

김정은이 통치하고 있는 북한은 높은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나라이지만, 약속대로 반드시 비핵화되어야 한다.

나토, 중국, 일본, 그리고 다른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힘을 합쳐야 한다.

이 트윗에는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김정은이 미합중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파기하거나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밝힌 부분입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종종 이런 식의 화법을 구사하여 협상 상대를 압박하였습니다. 본인이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단정적으로 밝힘으로써 상대가 이렇게 행동하길 본인이 원하고 있다고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트럼프식 화법을 감안하고 의미를 번역해 보면 "관계를 파기하거나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하지 말라!" 는 경고를 김정은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당연히 김정은의 ICBM의 발사 시도나 추가적인 핵 실험 정도이 아닐까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뉴스가 하나 있습니다. 12월 8일 조선중앙통신의 뉴스입니다.

북한은 이 뉴스를 통해 '12월 7일 동창리 실험장에 의미 있는 실험을 진행하였고 성공하였다. 이 성공으로 인해 우리의 전략적인 지위가 더욱 높아졌다.' 라고 밝혔습니다.

2016년 대용량 엔진 시험장면(동창리), 출처:뉴시스

전문가들과 언론사는 이 실험이 고체연료 실험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략적인' 수준에서 북한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 진 기술 중 가장 중요한 하나가 고체연료이기 때문입니다.

고체연료가 왜 중요한가 하면, 액체연료의 경우, 미사일에 주입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전에 발사 징후를 포착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체연료의 경우, 미리 미사일에 장착했다가 바로 발사해 버리기 때문에 발사 준비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됩니다. 수 시간 단위에서 수 분 단위까지 줄어 듭니다. 미국의 정찰망이 아무리 견고하더라도 쉽게 포착해 내기 힘든 시간입니다.

따라서 고체연료 기술 개발에 성공하였다면, 징후를 포착하고 선제 타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핵 미사일의 전략적 위협이 몇 단계 상승하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북한의 12월 7일 실험과 관련하여 살펴봐야 할 정황이 또 하나 있습니다. 당일 오전(미국 시간 6일 밤) 트럼프가 문재인 대통령과 30분 간 전화회담을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트럼프와 문재인, 출처:SBS

공교롭게도 위의 사건들이 왕이 중국 외무부장의 방문과 연이어 일어났던 탓에 양 정상 간의 전화회담 내용에 대해 많은 잘못된 추측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왕이의 방한은 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하여 강경화 외무장관이 초청하여 중국의 양해를 구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의 통화는 한국의 친 중국 태도를 압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완전히 별개로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과 관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12월 6일 이전의 어느 시점: 미국이 동창리 주변 수상한 군사적 움직임의 포착
  • 12월 7일 오전: 트럼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하여 위의 사실 전달. 중재 역할 부탁
  • 12월 7일~8일: 북한이 예정대로 실험 강행 (무슨 실험이었는지 확인 불가) 및 성공 사실 공표
  • 12월 8일: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에게 강경 메시지 전달

김정은은 이미 트럼프에게 연말까지 시한을 통보하면서 그때까지 미국과의 관계에 변화가 없다면(경제봉쇄조치의 해제) 깜짝 놀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김정은의 북한 내 입지를 생각해 본다면 본인의 발언을 거두어 드릴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입장에서도 김정은의 적대적 행동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실제 참수작전에 필요한 각종 군사자산들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면서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한반도의 상황이 어느 한 쪽도 물러섬이 없는 일촉즉발의 입장으로 흘러 가고 있습니다.

현재 이런 상황에서 중재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밖에 없는데, 역대 최악으로 치닿고 있는 미중 관계를 보면 중국이 어떤 역할을 맡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한 것이 아닌가 추정합니다. 남북 간의 어떤 채널이 있다면 가동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도 온 나라가 조국과 청와대 발 각종 의혹과 패스트트랙 논쟁으로 어지러운 걸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