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4년 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왕이 외교부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16년 한국이 전격적으로 사드(THAAD) 배치를 확정하면서 한중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었던 이후 첫 방문이라 그 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왕이 부장은 방한 당일인 12월 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중 협력 증진 방안과 한반도 비핵화 방안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 여부 등 보다 높은 안건을 가지고 협의하였고, 양국간 대화체 설립 등 교류 확대에 동의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왕이 부장은 이번 방한기간 내내 미국의 일방적인 패권주의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성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미국이 승인한 홍콩인권법 등과 관련하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번에 강경화 외무장관이 왕이 외교부장을 초청한 것은 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하여 한국 측 입장을 이야기하고 중국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판단이 됩니다.
앞서 포스팅한 글에서 밝혔듯이 현재 한중 양국 간에는 한일 지소미아 문제, 그리고 미국의 INF(중거리핵무기감축합의) 탈퇴와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 발언 등의 민감한 사안이 많기 때문에 사전에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한국의 입장을 전달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중국의 입장입니다. 나오고 있는 기사를 보면 왕이 부장은 한국을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 파트너로 칭하며 한한령을 완전히 해제할 수 있다는 등 대단히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현재 중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은 여전히 중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강력한 우방 중 한 곳 입니다. 실제 한국이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중국의 외교는 크게 근교원공, 원교근공의 2가지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즉, 멀리 있는 적과 싸우기 전에 근처의 국가들과 우호를 다지고, 근처에 있는 적들을 치기 위해서는 멀리 있는 국가들과 친교를 강화합니다. 지금 상황은 근교원공의 상황이므로 한국 등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다져 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중국이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고, 그 화해의 손짓 이면에는 이 손을 잡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형태의 보복이 있을 수도 있다는 압력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왕이 외교부장 방한 중 문정인 안보 특보의 발언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12월 5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문정인씨가 중국 측 패널을 향해 돌발적으로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을 한 것입니다.
핵우산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핵공격을 받게 되면 보복 핵공격을 가한다는 말인데, 북한이 핵개발을 안 멈추고 핵무기를 갖게 되면, 그리고 그걸로 한국을 공격하면 중국이 북한을 핵으로 공격하겠다는 것을 약속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미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안보관에 익숙한 필자로서는 충격적이기까지 한 발언이라 많이 놀랐습니다.
아무리 공식적인 외교문제를 다루는 자리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현 정권의 안보 특보를 맡고 있는 공직자의 신분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 문정인 씨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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