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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1973년의 핀볼 -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주인공 와타나베는 스콧 F.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 대해 이렇게 평하고 있다. 나의 십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책이 "노르웨이의 숲" 이었다면 내 이십대를 지배했던 하루키의 작품이 "1973년의 핀볼"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였다. 하루키가 에 대해 말했듯, 이십 대의 나에게 '아무 데나 펼쳐 읽어도 실망하지 않는' 유일한 소설이 앞의 두 작품이었다. 하루키 역시 두 작품에 대해 "더 이상 손을 댈 곳이 없다. 불완전한 채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중략)스리 플리퍼 스페이스십은 대열의 저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화려하게 치장한 동료들 사이에 끼여 아주 얌전하게 보였다. 깊은 숲속 평평한 바위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만 같.. 더보기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2016년 1월 11일 새벽 6시, 나는 스키폴 공항에서 취리히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취리히 행 비행기의 탑승이 시작될 것이었고, 나는 커피숍이, 정확히는 커피숍 안에 있는 흡연실이, 문을 여는 시간과 보딩 사이의 짧은 시간을 이용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강화유리 너머로 보이는 활주로는 아직 어둠에 쌓여 있었고, 한 눈에 봐도 슬라브 계임이 분명해 보이는 블론드 머리의 날씬한 여학생이 담배를 문 채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타이핑하고 있었다. 머리가 희끗한 백인 남자가 다가 와서 라이터를 켜는 흉내를 내길래, 나는 주머니의 라이터를 꺼내 주었다. 그는 불을 붙여 급하게 한 모금 피더니 이제 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Thanks"라고 말한다. "where are you from?" .. 더보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끔찍한 꿈을 꾸었다.나는 커다란 검은 새가 되어 서쪽을 향해 정글 위에 날고 있었다. 나는 깊은 상처를 입어 날개에는 핏자국이 검게 엉겨 붙어 있었다. 서쪽 하늘에는 불길한 검은 구름이 하늘 가득 퍼지기 시작했고 주위에서는 어렴풋이 비 냄새가 났다.오래간만에 꾸는 꿈이었다. 너무나 오래간만이라 그게 꿈이라는 걸 깨닫기까지도 긴 시간이 걸렸다.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온몸의 끈끈한 땀을 샤워를 하며 씻어 내고 나서 토스트와 사과 주스로 아침을 때웠다. 담배와 맥주 때문에 목구멍에서는 마치 오래된 솜을 쑤셔 박아 넣은 것 같은 맛이 났다.식기를 싱크대에 던져 넣은 후 나는 올리브 그린색 양복과 가능한 한 잘 다림질된 셔츠, 그리고 검은 니트 넥타이를 골라서, 그것을 든 태 응접실의 에어컨디셔너 앞에 앉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