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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라임자산운용, 실투자자 투자금 전액 손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실사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 측은 현재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예상 회수율 범위의 최저치를 각각 50%와 60%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 집니다.

이 말의 의미는 '플루토'의 경우 환매 중단 액수가 9,000억원 이므로 최악의 경우, 4,500억원, '테티스'의 경우 2,000억원 이므로 1,200억원 만이 회수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추정치의 최저점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보다 회수액이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라임자산운용이 금융회사들과 체결한 TRS 계약입니다.

TRS 계약이란 Total Return Swap의 약자로 총수익스왑 계약이라고 풀이합니다.

주식을 예로 들면,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 매수자는 그 주식으로 인해 발생가능한 미래의 수익과 손실 가능성을 한꺼번에 인수하는 셈이 됩니다.

하지만 TRS 계약을 체결하면 주식의 매수자는 주식만 인수하고 미래의 수익과 손실 가능성은 인수를 하지 않습니다. 고정된 일정 수익률만을 약속받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주식담보대출과 동일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듯 자산운용사가 TRS 계약을 선호하는 이유는 원금에 비해 많은 투자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액이 자산운용사의 부채로 기록되지만, TRS 계약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자산의 매각대금으로 간주되어 부채로 보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더 큰 투자가 가능해 지는 것입니다.

예컨대 투자규모가 100억원인 펀드가 100억원의 주식을 매입한 뒤 이를 증권사에 TRS 매각을 하면 이를 통해 확보한 매각대금 중 일부 증거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시 투자를 할 수가 있게 됩니다. 이른 바 레버리지 투자(타인의 돈을 빌려서 하는 투자)가 가능해 지는 것입니다.

주식이나 채권시장이 활황일 때는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가 도움이 됩니다만, 주식시장이 침체되는 경우, 이 TRS 계약은 독이 됩니다. 투자규모가 커질 수록 손실의 규모도 커질테니까요.

TRS 매수자인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어차피 원금은 보장받는 계약 구조(이익과 손실은 전부 운용회사의 부담)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 측면에서 TRS 계약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시 라임자산운용 이야기로 돌아가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액은 위의 '플루토'를 포함해 1조 6,700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약 40%인 6,700억원이 TRS 계약이 걸려 있는 금액입니다.

만약 '플루토'에 걸려 있는 TRS 계약 역시 40%라고 한다면, 최악의 경우, 환매중단액 9,000억원 중 4,500억원을 회수하여 TRS 계약이 걸린 3,600억원은 금융회사로 가고 나머지 900억원 만이 실 투자자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이 경우, 실 투자자는 90%의 원금 손실을 입게 되는데, 한 마디로 자산운용사의 탐욕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개인이 떠 안는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TRS 계약의 경우, 계약 매수자들이 TRS 환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회사 등이 일시에 환수 요청을 할 경우, 알펜루트와 같은 제 2, 제 3의 환매중단 사태가 연이어 촉발될 수 있습니다. (물론 금융당국이 이미 강도 높게 관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펀드 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사모펀드의 경우, 세부적인 투자 내역을 공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계약들이 얽히고 설켜 어디까지 연결이 되어 있는 지 알 수 없는데, 이 규모가 총 400조(추정치)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이 사모펀드 문제가 IMF 사태와 같이 한국 경제를 침몰시킬 또 다른 암초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나라 경제는 60년대 이후 실물경제 성장을 디딤돌로 단단하게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90년대 금융자유화 이후 IMF, 리먼사태 등 금융발 경제위기가 경제 시스템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이 라임사태 역시 이번 정부 들어 시행한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더 이상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한탕주의 자본주의로 인해 우리 경제가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금융당국이 지금이라도 사모펀드 등 위험 요소에 대해 확실한 규제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