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코스: 수태골 - 암릉바위 - 서봉 - 비로봉 - 동봉 - 원점회귀
정상고도: 1,192 m (비로봉)
등산거리(시간): 10.4 km (5시간 14분)
이동: 자가용 (대중교통 이용 시 동대구역 기준 팔공1번 버스로 직행)
팔공산은 도립공원으로 오랫동안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아 온 명산이다. 그 중에서도 수태골에서 출발해 동봉을 돌아 회귀하는 경로는 대구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올라 봤음직한 대중적인 등산경로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주 비슬산 산행에서 살짝 삔 오른발 때문에 오늘은 가볍게 한 바퀴 돌고 오자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팔공산 순환도로는 단풍이 들 때와 벚꽃이 필 무렵에 찾으면 절경이다. 예쁘게 물이 든 단풍이 있어 사진에 담아 보았다.
수태골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슬슬 길을 나선다. 오랜만에 찾은 탓인지 수태골 입구에 주차장이 있는 것을 잊고,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하였다. 수태골 주차장은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동봉 들머리는 수태골이다. 수태골로 가다가 만난 수태지의 가을 풍경이 아름답다.
수태골 등산로 시작점의 이정표. 오늘 목적지인 동봉까지는 3.5 Km, 왕복 7 Km 이다. 쉬엄쉬엄 가서 컵라면 하나 먹고 오면 넉넉잡고 3시간 반이면 왕복할 수 있을 것이라 셈을 해 본다.
등산로의 시작은 블록길이다.
팔공산 안내도. 팔공산은 그 유명세 만큼 들고 나는 등산로가 많이 개발되어 있다.
들머리에는 왼쪽에 계곡을 끼고 간다. 단속이 뜸하던 시절에는 저 계곡이 천렵하는 사람들로 바글거렸었다. 요즘은 눈총 받는 일이 되었지만 그 시절의 풍경이 가끔 그립기도 하다.
수릉봉산계. 산의 출입을 금하는 표지이다. 옛 우리 선조들도 산은 보호해야하는 곳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삼십 분 정도 살랑살랑 걷다 보니 반 약간 못 미쳐 왔다. 암릉바위까지는 길이 평탄하여 그리 힘든지 모르고 올라갈 수 있다.
암릉바위에 도착하니 몇 명이 모여 암벽등반을 연습하고 있다. 바위에 매달린 사람의 모습이 위태한 건 보는 사람들 뿐일까. 정작 본인들의 표정은 너무나 여유롭다.
삼분의 이 정도 갔을 때 만난 서봉 분기점. 여기서 쉬면서 서봉으로 꺽을까 잠시 고민을 한다. 하지만 서봉으로 향하는 길이 온통 바위로 뒤덮여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가면 못 갈 것도 없겠지만, 지난 번에 다친 오른발이 걱정되어 계획대로 동봉 방향으로 나아간다.
동봉으로 오르다 보니 길가에 좌판을 내 놓고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곳이 있다. 막걸리가 눈에 띄어 얼른 한 잔 주문해서 정신없이 들이킨다. 큰 주발을 두 모금에 마시는데 그 맛이 아주 꿀맛이다. 살아 오며 마신 막걸리 중 제일이다. 내려 와서 생각하니 어떤 막걸리인지 물어 보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동봉에 가까워질수록 길이 거칠어진다.
동봉 정상 직전에서 만난 서봉 이정표. 저기서 서봉 방향을 따라가면 오도재 분기점으로 나간다. 여기서 다시 욕심이 생겨 고민을 한다. 마침 내려오는 산객 한 분이 있어 물어 보니, 서봉으로 가는 길에 험한 곳이 없단다. 그 말에 결정을 내리고 서봉으로 발길을 돌린다.
서봉으로 가는 길은 평탄하다.
마침내 오도재기점에 도착한다. 서봉은 가까워지고, 동봉은 멀어진다. 서봉은 초행이라 길이 낯설다. 앞에 보이는 능선 너머에 서봉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길을 나아간다.
오도재에서 능선을 따라 서봉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풍경은 팔공산에서 본 풍경들 중에서도 단연 압권이다. 왜 팔공산을 자주 찾는 사람들이 동봉보다 서봉을 선호하는 지 이유를 짐작할 만 하다.
거리 상으로는 충분히 가까워졌는데 아직 고도 상으로는 정상과 멀어 곧 계단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던 찰라에 서봉으로 오르는 계단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봉 직전에 삼성봉이라고 적힌 표지석이 있으나 서봉과 바로 붙어 있어 큰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서봉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길에 옆으로 잠시 걸음을 옮기면 바위에 부조로 새긴 마애약사여래좌상을 만날 수 있다.
서봉에서 비로봉으로 바로 넘어 가는 길은 매우 험하다. 길도 읽기 어렵고 암릉지대라 위험하기도 하다. 나 같은 초심자에게는 매우 불편한 길임에도 돌아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기 때문에 계속 걸어간다. 이 곳에서 꽤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모하였다.
비로봉 레이다 기지를 두른 철책을 만나고 이 철책을 따라 가파르고 좁은 길을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가다 보면 철책선을 잘라 길을 이어 놓은 곳이 보이는 데, 이 쪽으로 들어가면 비로봉으로 이어진다.(사진 없음)
마침내 팔공산 최고봉 비로봉에 도착. 한 번 왔으니 다음에는 안 와야지 생각을 한다.
비로봉에서 동봉으로 길을 잡고 나선다.
동봉으로 가는 길에 석조약사여래상을 만난다.
동봉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길. 여기를 오르면 동봉이다.
동봉에 도착해서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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