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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신라젠 사건 정리

검찰이 지난 4월 17일 이용한 전 신라젠 대표이사와 곽병학 전 감사를 구속하면서 총선 때문에 잠시 잠잠했던 신라젠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조선일보는 신라젠 문은상 대표이사와 관련한 또 한 건의 의혹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그것은 현 문은상 대표이사가 자신의 자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신라젠 주식을 취득하여 매각함으로써 1천억 원이 넘는 이익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원문기사 참조

 

신라젠 대표, 돈 한푼 투자 않고 1000억원 넘게 챙겼다

바이오 기업인 신라젠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 회사 고위 임원이 자기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대주주가 되고, 1000억원이 넘는 시세..

news.chosun.com

간략하게 위의 사건을 설명하면, 다음의 그림과 같습니다.

1. 신라젠 대표이사 외 3인이 페이퍼 컴퍼니 "크레스트파트너" 설립

2. 크레스트파트너가 금융투자회사로부터 350억원의 자금을 대출

3. 크레스트파트너가 이 대출받은 자금을 신라젠 대표 외 3인에게 대여

4. 신라젠 대표이사 외 3인은 이 돈을 가지고 신라젠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매입

5. 이후 신라젠의 대표이사는 신라젠의 자금 350억원을 "크레스트파트너"에 빌려주도록 승인

6. "크레스트파트너"는 이 돈을 가지고 D금융투자회사에서 빌린 돈을 상환

7. 신라젠 대표이사는 신주인수권부 사채 중 일부를 매각한 후 매각자금 중 350억원을 "크레스트파트너"에 상환

8. "크레스트파트너"는 이 돈을 가지고 신라젠에서 빌린 돈을 상환

이 과정을 통해 각 주체 간의 채권 채무 관계는 모두 정리되고 신라젠 대표이사외 3인은 매각하고 남은 신라젠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인수권을 행사하여 대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신라젠의 주가가 최고점을 찍던 2017년 12월에서 2018년 1월 사이에 이 주식을 매각하여 2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됩니다.

신라젠 주가 월봉 차트

 

이렇게 보면 단순한 증권 관련 사건 같은데, 왜 이 신라젠 사건이 정권과 관련한 의혹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릴까요?

그것은 2014년을 기점으로 신라젠에 여권 관련 인사들의 이름이 부쩍 많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신라젠 사건을 과거부터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 미국의 H. Kim이라는 사람이 제너렉스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펙사벡이라는 이름의 항암제 개발을 시작함
  • 한국의 치과의사 황태호가 이를 알고 동료의사들과 20억을 모아 제너렉스에 투자하고 제너렉스의 임상실험을 도울 목적으로 신라젠을 설립함
  • 2014년 신라젠이 300억 원의 투자를 확보하여 미국의 제너렉스를 역 인수함. 이 때 신라젠에 45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이철(현재 관련 사기건으로 12년 형 확정 후 복역 중. 채널A 기자와 윤석열 사단 검사장이 유시민을 엮기 위한 공작을 벌였다는 당사자이면서 MBC PD수첩에 제보자 X로 출연했던 사람과 동일인인 것으로 추정.)이었고, 문은상 현 대표이사가 이때부터 전면에 등장함. 위의 사건이 발생한 것도 이 시기임.
  • 문은상 대표 등장 후 신라젠은 항암기술 발표회, 직원 대상 강연회 등을 수시로 열었는데, 이들 행사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도종환 민주당 의원 등의 이름이 등장함
  • 2016년말 매출도 없었던 신라젠이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됨
  • 2017년말 신라젠 주가는 위의 차트에서 보는 바와 같이 15만원까지 오르고 최대주주들은 이 시점에서 조용히 주식을 털기 시작함. 이들이 매각한 주식은 개미들 차지가 됨.
  • 2018년 이철 VIK 전 대표가 7,000억 원 대 사기혐의로 구속됨. 이때 이정희, 심규환(이정희 남편) 등 민변 출신 변호사 5명이 이철 전 대표를 변호함.
  • 한편 2018년부터 빠지기 시작한 주가는 2019년 펙사벡 임상통과 실패 발표 후 현재의 1만3천원 수준까지 하락함.
  • 검찰은 2019년 2월부터 신라젠 사건 수사에 착수함
  • 2020년 1월 추미애 장관 취임 후 검찰 직접 수사 축소를 골자로 한 검찰조직 개편안을 발표하여 이 사건을 수사 중이던 증권범죄합수부를 전격 해체함
  • 2020년 2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수사팀을 보강하여 계속 수사 진행 중. 현재 전 임원 2명을 구속한 상태.

검찰이 현재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신라젠과 현 여권 주변 인사들의 친밀한 관계를 기초로 신라젠의 특례상장 경위와 관련하여 정권 차원에서의 불법적인 지원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법정치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신라젠 사건은 단순 증권범죄가 아니라 정권 연루 의혹 사건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