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를 가정하고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창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창당 방식은 현재 한국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17명이 탈당하여 비례 한국당을 창당하고 그 중 인지도가 있는 국회의원들이 당의 중진을 맡는다는 구상입니다
필자는 이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약점으로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과거 글에서 지적한 바 있습니다. 물론 그때는 직접 창당이 아닌 연합전선을 통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거라는 예측이었습니다.
참고: 2019/11/21 - [뉴스 따라잡기] -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그때의 포스팅은 당시 논의되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가지고 작성을 했기 때문에 현재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와는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만, CAP을 씌운다면 결과적으로는 비슷해 지기 때문에 별도로 수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세운 것을 가정한 조선일보 뉴스 분석을 보면 다음과 같이 한국당 의석 수가 현재보다 오히려 늘어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현재의 정당지지율을 봤을 때, 패스트트랙 통과 시 한국당의 의석 수는 현재보다 6석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비례한국당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오히려 현재보다 10석이 증가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민주당도 비례민주당을 만들 수 밖에 없을 것인데 그렇게 되면, 결국 현재의 구도와 아무 차이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2005년 알바니아에서 시도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결과를 보면 이 선거제도가 가진 헛점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지역구 100석, 비례대표 40석에 대한 선거 결과 입니다.
빨간 색으로 줄을 그어 놓은 부분은 당시 연정에 참여했던 정당들입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1위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은 7.7% 인데 의석 수는 56석입니다. 아래의 공화당은 반대로 정당 지지율은 20% 인데 의석수는 11석이죠.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조선일보에서 유민봉 의원 실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표를 보겠습니다.
공화당은 민주당과 연합한 "자유정의와 복지를 위한 동맹"의 참여 당입니다. 한국당과 비례 한국당이 하려고 하는 것처럼 비례의석 나눠 먹기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당만 가능한 전략은 아닙니다. 위의 사례는 오히려 민주당과 패스트트랙에 동참한 4+1 협의체와 더욱 가까운 모습이라는 것은 제 착각만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식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른 바 온갖 군소 정당이 난립하는 난맥상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 표는 알바니아 2005년 선거에 참여한 17개의 신설정당 중 의석 수를 얻지 못한 몇 개의 정당을 캡처한 것입니다. 가장 오른 쪽에 있는 New 라는 표시는 신설정당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소수점으로 표기된 부분이 지지율, 그 앞의 숫자가 득표 숫자 입니다. 말 그대로 군소정당의 난립 사태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2019년 한 해는 패스트트랙 정국이었다는 말을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정당과 정치인들이 여기에 매달려 있었는데,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 온 것입니다.
필자는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히지 않는 편이지만, 적어도 이번 선거제도 개편에 관해서만큼은 비례 한국당을 만들겠다는 한국당의 꼼수나 이것을 두고 비난하는 여당과 친여 군소정당들 모두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한국당은 진지하게 패스트트랙을 두고 민주당과 협의하지 않은 원죄가 있습니다. 비록 한국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안건들이 올라 오긴 했으나 이를 대화보다 물리력으로 돌파하려고 시도했다는 자체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통과를 위해 선거법을 미끼로 정의당을 비롯한 군소정당들만 가지고 연합전선을 형성해 패스트트랙 협상에서 한국당을 패싱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정당에 가장 치명적인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가지고 한국당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 민주당의 행위는 공정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최소 선거법이든 공수처든 한국당의 입장을 어느 정도는 반영하여 안건을 발의했어야 할 것입니다.
2020년이 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극단적으로 쪼개 놓았던 두 정당은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대화로 돌아와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고 정국을 안정화 시켜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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