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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트럼프 탄핵 가결, 실제 탄핵 가능성 제로, 민주당 대선 전략

한국 시간으로 오늘(19일) 오전 트럼프 탄핵안이 가결되었습니다. 이로서 트럼프는 탄핵에 회부된 4번째 대통령이 됨과 동시에 탄핵 표결 후 다시 재선에 도전하는 첫번 째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미 하원의회(의장: 낸시 펠로시, 민주당)는 장시간의  치열한 토론과 휴정을 반복한 끝에 표결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시켰습니다.

 

표결 집계를 확인하는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출처: PBS뉴스아워 캡처

 

오늘 미국 하원에서는 트럼프의 탄핵 사유 두 가지에 대해 각각 표결을 진행하였습니다.

민주당에서 발의한 탄핵 사유는 모두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회유, 압박하여 자신의 대선 맞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민주당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부패 혐의 조사를 종용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의회가 자신의 탄핵 조사를 시작한 이후, 관련자로 하여금 자료 제출을 거부하게 하는 등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의회의 조사를 방해하였다는 것입니다.

탄핵 소추 사유를 종합하여 탄핵 여부를 한 번의 표결로 진행하는 우리나라의 탄핵 소추 시스템과 달리, 미국은 각각은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표결을 진행합니다. 물론 이 중 하나라도 가결이 되면 탄핵은 성립하고, 부통령(마이크 펜스)이 권한을 이어 받게 됩니다.

 

첫번 째 탄핵 사유에 대한 표결 결과, 출처: PBS뉴스아워 캡처

 

먼저, 첫번 째 탄핵 사유인 소위 "우크라이나 스캔들"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 230표로 탄핵이 가결되었습니다. 보시면 아시다 시피 민주당의 대다수가 찬성표를, 공화당의 대다수는 반대표를 행사하였습니다.

 

두번째 안건에 대한 표결 결과, 출처:PBS뉴스아워 캡처

 

그리고 두번 째 탄핵 사유인 "의회 조사 방해"에 대해서도 찬성 229표로 탄핵이 가결되었습니다. 위의 사진과 찬성 수가 차이가 나는 것은 현장 라이브 방송에서 진행하다 보니 집계가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어쨌든 이번 미 하원의 탄핵 결정으로 트럼프 탄핵의 최종 결정은 미국 상원의 손으로 넘어 가게 되었습니다.

| 탄핵 최종 결과의 전망

소제목을 위와 같이 달긴 했으나 실제 트럼프의 탄핵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0에 수렴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이유는 탄핵의 확정을 위해서는 상원에서 2/3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데, 현재 미국 상원은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를 잡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탄핵 가결은 요원합니다.

그런데 공화당 지도부는 이미 탄핵 반대 입장을 확정하였고, 총력을 다해 탄핵을 부결시키겠다고 공언하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탈표 발생은 쉽지 않습니다.

 

10월 10일 트럼프 탄핵에 대한 여론조사, 출처:PBS뉴스아워

 

위의 그림은 지난 10월 조사된 트럼프 탄핵 소추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전국적으로 52%가 찬성하고 43% 반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탄핵을 하려면 "워터게이트" 같은 압도적인 사실적 증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같은 전 국민적 여론 형성이 필요한데, 트럼프 탄핵 표결에는 그 부분이 많이 약합니다. 게다가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에서 이탈표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은 88%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탄핵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록 많은 민주당원들이 트럼프의 탄핵을 열망하지만 이 열망이 현실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비록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번 탄핵 가결을 승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인 것 같지만 말입니다.

 

로지 오도넬 트위터 캡처화면, 출처: 중앙일보 기사(원문은 로지 오도넬 트위터)

 

(로지 오도넬은 본인의 트위터 인사말을 "대통령과 그 일당을 내쫓자!" 라고 올려 둔 미국 배우입니다.)

| 민주당의 속내

그렇다면 왜 민주당은 뻔히 상원에서 부결될 것을 알면서도 탄핵안을 발의한 것일까요?

한국에서는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올 때까지 대통령 직무가 정지가 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하원에서 통과가 되더라도 상원에서 확정이 될 때까지는 대통령이 직무를 계속해서 수행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하원에서의 탄핵 통과 여부가 실제 대통령 직 수행에 크게 의미가 없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이미 트럼프의 임기 역시 곧 만료될 것이고 이에 따라 내년 대선 캠페인이 시작된 상황입니다.

필자는 이 상황에서 민주당이 굳이 탄핵안을 발의한 이유가 탄핵 정국을 내년도 대선 캠페인과 연결하여 분위기를 민주당 쪽으로 반전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합니다.

탄핵 국면이 되면 민주당은 공세적인 입장이 되고, 트럼프는 수세적인 입장으로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탄핵과 관련하여 보도되는 뉴스들은 당연히 트럼프에게는 불리한 것들일 것이고, 가능한 오래 이 분위기를 유지해 갈 수록 민주당은 내년도 대선 선거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 질 것입니다. 즉, 프레이밍 전략으로 트럼프의 지지율을 깍으려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 민주당은 마땅한 대통령 후보가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레이스에서 선두권을 다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42년생)이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41년생) 같은 경우에는 모두 70대 후반입니다. 두 사람 모두 대통령이 된다면 80세 생일을 화이트하우스에서 맞게 되겠지요. 여기에 뒤늦게 대선 후보 경쟁에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도 예전에 뉴욕 시장 시절에 비하면 노쇠하다는 느낌이 듭니다.(42년생)

 

민주당 대선후보, 좌측부터 조 바이든, 버니 샌더스, 마이클 블룸버그, 엘리자베스 워런, 출처: 나무위키 편집

 

결국 이 세 사람과 최근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다 주춤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상원의원) 중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과거 트럼프와 경쟁해서 득표에서는 승리하였으나 선거에서는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과 비교하더라도 워런이 중량감에서 조금 모자란 듯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에는 과거 빌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 같은 대중적인 인기를 몰고 다니는 스타 정치인이 없다는 것이 참 아프게 다가오는 점입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렇듯 대선 후보 싸움에서 트럼프에 밀리고 있는 민주당으로서 선택한 국면 전환 전략이 이번 탄핵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