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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끼와 소설

잉카의 바닥없는 우물 (비밀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잉카의 바닥 없는 우물 중에서>


<중략>


그 옛날 쇼난에 '티라미스'라는 얼토당토않은 이름의 러브 호텔이 있었다. 그리고 역시 쇼난의 히라쓰카에서 오오이소쪽 해안에는 '투 웨이'란 호텔이 있다. 나는 이전부터 이 호텔 이름이 마음에 걸려, 그 앞을 지날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리곤 했다. 나는 투 웨이라고 하면 스피커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시절 갖고 싶었는데 돈이 모자라서 사지 못했다. 그리운 굿맨 301의 모습이 문득 눈앞에 떠오르고 눈꼬리가 시큰해진다……고 할 정도의 일도 아니지만, 아무튼 영어사전에서 이 투 웨이를 찾아보면 '두 방향 어느쪽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든가, '상호작용하는'이라든가, '뒤집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 좍 나온다. 으음, 알 것 같군. 러브 호텔이니 상호작용도 하고 뒤집어서 사용할 수도 있단 말이지 하며 납득하였는데, 호텔 경영자가 어떤 목적으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물론 알 도리가 없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며칠 전 영어책을 읽고 있다가 They ended up having a three-way란 문장과 조우하였다. '그들은 결국 셋이서 섹스를 하게 되었다'는 뜻이다(여자 한 명과 남자 둘이었다). 그러니 two-way란 말이 세상에 있지 말란 법은 없겠다 싶다. 어쩌면 투 웨이란 이름은 '셋이서 오면 안돼요, 둘이서 와요. 그러면 들여보내 줄 테니까'란 호텔 경영자의 결연한 의사 표시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하나의 견식이란 기분이 안 드는 것도 아니고……가 아니다.


<후략>

 

하루키 식의 가볍고 심플한 글쓰기 매력적인 글이다.

모두들 즐겨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