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 윤대녕 휴게소, 공항, 역, 터미널 - 우연과 필연이 마주치는 지점 중에서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차에 짐을 가득 싣고 남쪽 지방으로 내려가다가, '천안삼거리 휴게소'에서 밥(병천 순대 국밥이었다)을 먹고 있는데,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남녀가 마치 필연적인 장면처럼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등을 보인 상태여서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여자는 나와 마주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여자는 한때 나와 사귀었던 의상 디자이너였고 가끔 여행도 함께 다녔으며 내게 청혼을 한 바도 있었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직장을 갖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후 그녀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자와 결혼을 했고 내게는 청첩장 조차 보내 오지 않았다. 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