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 무거운 주제를 다뤄왔기 때문에 오늘은 좀 가벼운 이야기를 포스팅해 볼까 합니다.
21대 총선에 국가혁명배당금당 대표 자격으로 출마를 선언한 허경영 씨가 트로트 가수 최사랑 씨가 제기한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허경영 씨와 함께 과거 "국민송" 이라는 싱글 곡을 녹음한 적이 있는 트로트 가수 최사랑 씨는 최근 인기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해 자신이 허경영 대표와 사실 상의 혼인관계에 있었음을 주장하며, 5억원 대의 위자료 및 재산 분할을 청구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최사랑은 이와 함께 자신의 주장에 대한 증거로 허경영과의 전화 통화를 녹음한 녹취록 일부를 방송에서 공개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 방송 링크: 영부인 최사랑의 허경영 폭로!! (https://youtu.be/t0uhh1886uw)
(상당히 듣기 민망한 내용이 있으므로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재생에 주의하세요.)
이렇게 소송을 제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최사랑 씨는 '본인이 정식으로 결혼해 줄 것을 허경영 씨에게 요청했는데, 허경영 씨가 "돈줄(자신의 여성지지자들)이 떨어진다" 며 거부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허경영 씨는 두 사람의 결별은 단순한 돈 문제 관련 갈등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으며, 허경영 씨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은 "꽃뱀처단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하여 최사랑 씨의 주장이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누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허경영 씨가 다시 한번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필자는 혹시 이것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노이즈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 허경영은 누구인가?
허경영 씨는 과거 1987년 부터 선거철마다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개그맨 가수 겸 기업가 겸 정당인입니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는 경제공화당 후보로 출마하여 33개의 혁명 공약을 앞세워 0.4%의 득표율을 얻었는데, 이는 당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던 이인제 후보가 얻은 0.68%의 득표율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현상은 당시 한창 B급 언론으로 인기를 얻고 있던 딴지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허본좌" 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후, 좌우, 피아를 불문하고 각종 언론매체에 출연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언행으로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 주효하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래 내용은 허경영 씨와 관련된 공약 및 기행, 주장의 요약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무보수 명예직
결혼수당 1억원 지급 및 주택자금 2억원 평생 무이자 지원
출산시 5천만원 지급. 전업주부 100만원 월급 지급
국민전체 월 150만원 씩 국민배당 실시
수능폐지. 시험은 자신있는 한 과목만
월 200만원 월급 사병으로 모병제 실시
대통령이 국민 생일날 금일봉 10만원, 가족 사망시 금일봉 1,000만원으로 부의금 지급
공중 부양과 축지법에 능하다
17대 대선 이후 박근혜 씨와 결혼할 것이다.
노무현 씨와 마이클 잭슨의 영혼이 자신을 찾아왔다.
부시 대통령 당선 축하 만찬에 초대 받았다. (사실일 가능성 있음)
2018년 도널드 트럼프와 북핵 문제를 의논하였다. (사실일 가능성 있음)
게임 "와우(WOW)"에서 주사위를 돌릴 때 허경영을 세번 외치고 굴리면 90% 이상 성공한다.
특히 당시에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너무 떨어져서 야당에서 개가 출마해도 당선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때였기 때문에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았던 영남지역과 서울 강남 지역 등의 유권자들이 부담없이 허경영에게 표를 던질 수 있었던 환경이 되었던 것입니다. 위키피디아의 소개를 보면 허경영에 대한 표는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낀 일부 세대의 정치권에 대한 조소와 조롱이었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만 허경영 씨의 득표가 이인제 후보를 앞질렀던 지역을 살펴 보면 필자의 의견에 더 힘이 실린다고 생각됩니다.
허경영 씨는 2007년 대선 이후 정치권에서 멀어지는데, 당시 대선에서 자신이 주장하고 다녔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결혼설, 삼성 양자설 등의 내용들이 전부 명예훼손으로 유죄 판결이 나오면서 1년 6월의 징역형과 함께 10년간 공직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 당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12월 복권된 허경영 씨는 금년 8월 국가혁명배당금당을 설립하고 당 대표로 추대되었으며, 대표 수락 연설에서 21대 총선에서 좌파도 우파도 아닌 "허파"가 혁명을 일으킨 것이라고 강조하였는데, 이와 함께 국민배당금제, 상속세 폐지, 한일 무역분쟁 해결 방법 등을 주장하였습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사항은 이번 패스트트랙 표결이 허경영 씨의 정치 인생에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이전에 포스팅한 글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당지지율 3%를 넘는 정당은 4~6석 정도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게다가 지금 정치적 상황은 허경영 씨 같은 군소 정당에 매우 우호적인 상황입니다. 보수 세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씌워진 적폐 정당의 프레임에 여전히 갇혀 있고,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던 진보 집권세력조차 내부에서 불거져 나온 온갖 비리와 부폐 기사로 사면 초가를 맞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정치에 대한 냉소와 환멸 지수가 하루하루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남성 유권자 계층에서는 이런 현상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만약 허경영 씨가 이를 이용해 20대 남성 유권자 계층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원내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그 날이 대한민국 정치가 그야말로 막장으로 가는 날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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